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밥 딜런의 젊은 시절, 티모시 샬라메가 완성하다

westlife8818 2025. 2. 24. 23:12
반응형

전설이 된 뮤지션 밥 딜런은 대중에게 평화와 자유, 반항 정신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막상 그의 젊은 시절을 떠올려 보면, 무작정 뉴욕으로 올라온 한 무명가수의 열정 가득한 모습이 우선 연상됩니다. 올해 새롭게 공개된 전기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이 바로 그 초창기를 다루고 있지요. 제임스 맨골드 감독 특유의 연출력과 배우 티모시 샬라메의 놀라운 연기가 만나, 신선한 충격을 준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개봉 이후 2025년 2월 20일에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 보니, 소위 ‘올드팝’을 잘 모르는 관객이어도 충분히 공감하고 즐길 요소가 넘쳐났습니다. 밥 딜런이 왜 전설이 되었는지, 어떻게 시대에 반항하고 새 장르를 만들었는지를 밀도 있게 보여주더군요. 가장 놀라운 건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였는데, 정말 밥 딜런이 그의 몸에 깃든 듯한 느낌을 받을 만큼 몰입감이 대단했습니다.

 

밥 딜런의 1961년부터 1965년 사이


이 작품은 밥 딜런의 전 생애를 훑는 대신, 20대 초반부터 그의 음악적 고민이 깊어지던 1960년대 초중반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 시기는 세계 정세가 냉전을 거치며 불안한 분위기가 고조되었던 시대입니다. 밥 딜런이 그 안에서 ‘평화’와 ‘자유’를 어떻게 노래하며 자신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열어 갔는지가 영화의 주 흐름이라 할 수 있죠.

 

그리고 <컴플리트 언노운>이라는 제목은 밥 딜런의 대표곡 중 하나인 ‘Like a Rolling Stone’의 노랫말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완전히 무명(컴플리트 언노운)으로 시작한 청년’이라는 중의적인 표현이, 아직 빛을 못 보던 밥 딜런의 모습을 대변하죠.

 

줄거리를 살짝 엿보면, 갓 기타 하나 들고 뉴욕에 상경한 무명 시절의 밥 딜런이 우디 거스리, 피트 시거 같은 전설적 뮤지션들과 어떻게 교류를 맺고, 자신의 독보적인 음악색을 갖춰가는지 담백하게 그려집니다.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곡들은 밥 딜런 특유의 깊이 있는 가사와 서정성을 더욱 부각시키는데, 자막에서도 노랫말 해석이 친절히 제공되어 음악적 감상이 더 풍성해졌습니다.

 

티모시 샬라메의 존재감


무엇보다 티모시 샬라메가 보여준 밥 딜런의 얼굴은 상당히 설득력 있습니다. 그가 가진 특유의 슬픈 눈빛과, 내면에 불타오르는 의지 같은 분위기가 정말 찰떡같이 어우러졌다고 할까요. 실제로 촬영장에서도 “밥 딜런의 영혼이 티모시에 깃들었다”는 얘기가 농담처럼 나돌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섬세한 표정 변화와 보컬 톤, 기타를 쥔 손길까지 몰입도가 뛰어났습니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이렇게 뮤지션 전기영화를 잘 만들어낸 건, 이전에도 <앙코르> 같은 작품을 통해 증명한 바 있습니다. 그 노하우가 이번 <컴플리트 언노운>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 듯해요. 빛바랜 무대 장치부터 클럽·페스티벌 장면의 활기까지, 60년대 뉴욕의 결을 그대로 살리면서 딜런의 고민과 변화를 자연스레 녹였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느낀 것은, 밥 딜런이라는 인물을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전혀 지루하지 않으리라는 점입니다. 시대 상황이나 음악사적 맥락을 굳이 알지 않아도, ‘어느 젊은 청년이 세상의 목소리가 되고자 분투한다’는 서사가 누구에게나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봅니다. 게다가 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여러 부문 후보로 오르는 쾌거를 이룬 만큼, 작품 완성도 면에서도 인정받았다는 신뢰감이 있으니까요.

 

추천의 말


티모시 샬라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시간이 되겠고, 밥 딜런의 팬이라면 그의 가사를 자막으로 곱씹는 재미와 함께, 60년대 음악사를 다시금 복기하는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을 조금 어려워하는 이들도, 감독 특유의 연출력 덕분에 전혀 낯설지 않게 빠져들 거예요.

 

저 역시 처음엔 ‘밥 딜런 노래를 잘 몰라서 지루하면 어쩌지?’라는 우려가 살짝 있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그 생각이 기우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적어도 이 영화를 마치고 극장을 나설 때쯤이면, 왜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었는지, 왜 그의 이름이 전설로 회자되는지 어렴풋하게나마 실감하게 되니까요.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이번 주말에 꼭 도전해 보세요. 티모시 샬라메가 재탄생시킨 청년 밥 딜런의 모습은 예상보다 훨씬 묵직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반응형